티쳐~ 티쳐!


언제 들어도 훈훈한 나의 또 다른 이름이다.


내 이름은 누구누구라고..자꾸 나를 'Teacher'라 부르면 나도 이름 대신 'Student' 라 부르겠다고 매번 협박아닌 협박을 해도 막상 '하늘같은' 스승님의 이름을 직접 부른다는 것은 저 멀리 동방예의지국에서 온 학생들에겐 넘기 힘든 문화적 장벽인가보다.


막상 대학이나 사회생활에서도 친분이 있는 교수님이나 직장 상사, 심지어 어떤경우엔 부모님과도 first name base로 지내는 이곳 문화를 보며 '뭐 이런 막장이 있나' 혹은 '역시 쿨한 서양문화네' 할지도 모르겠다.


여러나라의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그들과 교류하고 또 다양한 문화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는 매력에 주저없이 선택한 직업인 ESL (English as a Second Language) Teacher.


그 동안 다양한 국적의 수많은 학생들을 가르쳐왔지만 아무래도 나와 같은 핏줄의 한국인 학생들에게 조금 더 신경을 쏟고 관심을 두는건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의 '정'일 것이다. 기대했던 금발의 푸른 눈 선생님이 아닌 그들과 비슷한 모습의 나에게 열심히 배워주고, 귀국 전에는 어김없이 찾아와 인사동 어딘가에서 정성껏 골랐을 선물과 함께 힘들여 썼을 영문편지를 전해주는 그러한 '정'처럼..


언어교육의 특성상, 학생들의 모국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난 이제껏 내가 한국어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그들과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본의아니게 숨겨오고 있다. 소중한 시간과 돈을 들여 이 먼곳까지 영어를 배우러 온 학생들을 위한 일이긴 하지만 이유가 어찌됬건 나를 믿고 따라주는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는 것이 여간 불편하고 찜찜한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블로그는 나의 그러한 죄책감(?)을 덜어줄 돌파구이자 강의실에서의 경험을 소소하게 풀어갈 공간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Korean-Canadian 영어강사로서 우리 학생들과의 수업에서 직접 경험한 전형적인 'Konglish'와 한국인만의 정서와 문화차이에서 비롯된 '영어장벽'을 보다 쉽게 깨트려 보고자 한다. 


이유와 목적을 불문하고 영어를 배우는 모든 이들에게 영어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인생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줄 소중한 파트너이길 바라면서...


Teacha :)

Posted by Tea-cha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