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vs. 인공지능 대결 2탄
바둑에 이어 이번엔 번역이다.
인류 최초의 인공지능과의 대결로 화제를 모았던 지난 바둑대결에서는 알파고의 승리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번 번역대결의 승자는 대다수의 예상대로 인간이었다. 대결방식과 공정성에 대해 아직도 적지않은 뒷말이 나오고 있지만 번역 결과물만을 비교해보면 아직까진 인간이 훨씬 우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것이다.
비지니스 전문 번역 회사 [시스트란]의 영한 번역물
[이미지 출처: 매일경제 동영상뉴스 캡쳐]
네이버 번역서비스 [파파고]의 영한 번역물
[구글번역기]의 영한 번역물
[전문번역가]의 영한 번역물
여기서 각 대결 상대의 실력을 보여줄 핵심 표현은 바로 took back its crown from Google과 had a little help 이 두 가지 표현이 아닌가 싶다.
took back its crown from Google
직역을 하면 [구글에게서 왕관을 다시 가져왔다]인데 그런 점에 있어 시스트란과 구글은 정확성이 꽤 높다고 볼 수 있다. 파파고는 [구글에...우승했다]라고 함으로써 표현의 직접적인 뜻은 잘 전달하는듯 했으나 전체적인 문장구조와 어순에서 앞에 두 번역물보다 퀄리티는 훨씬 뒤쳐졌다고 볼 수 있다.
전문번역가의 결과물을 보면 [구글을 제치고...다시 등극했다]라고 의역함으로써 정확한 의미전달은 물론 문맥의 흐름이 매우 자연스러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had a little help
3개의 인공지능 번역기 모두 [약간의/작은 도움을 받았다] 라는 직역을 선택했다. 상대적으로 첫 번째 표현에 비해 의역의 필요성이 현저히 낮지만 전문번역가의 [한몫했다]라는 동사 선택이 기계에 견줄 수 없는 수준높은 번역물을 나오게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인공지능 번역의 시대는 과연 올것인가?
상대적으로 빅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구글이 인공지능 번역서비스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듯이 향후 비유적인 표현이나 맥락, 그리고 동음이의어 등의 데이터량이 더 확보되면 지금보다는 훨씬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번역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번역의 목적이다.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의미전달을 하는 것이 번역의 목적이라면, 이 목적을 가장 정확히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과연 언어적 '데이터' 보유량일까?
언어를 언어 자체만으로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그 나라의 문화, 관습, 언어사용의 시대적 동향, 언어적 습관 등 고려해야할 부분들이 생각보다 꽤 많은것 같다. 한 예로 '데이트 코스'라는 한국식 영어표현이나, 직접적인 표현을 지양하는 한국식 문화, 줄임말, 인터넷 용어, 또는 '흙수저' 같은 신조어 들은 인공지능이 과연 어떻게 인식하고 문맥에 맞게 번역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연 이 모든 요인들을 데이터화하여 완벽한 인공지능 번역의 시대가 올 수 있을지 한 번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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