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연휴기간 중 흥미롭게 본 예능프로가 있다.


바로 TVN에서 방영한 할리우드에서 아침을」이란 프로다.

[이미지 출처: TVN 웹사이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년 여배우 3인방의 할리우드 도전기를 그린 리얼리티 프로그램인데 

채널을 돌리던 중 김보연 배우의 영어 오디션 장면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역시...진짜 재능은 언어의 장벽도 쉽게 깨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강의할 때도 보면 스피킹이든 라이팅이든 

기본적으로 모국어로 자기 표현을 조리있게 잘하는 학생이

영어로도 훨씬 수월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


아무튼...

김보연 배우가 미국인 캐스팅 관계자 앞에서 영어로 오디션을 하는 장면에서 

재미있는 영어 표현이 있어 포스팅하려고 한다. 


그녀가 오디션에서 주어진 역할은 식당 매니저였고  (혹은 주인이었을 수도...)

캐스팅 관계자가 상대역인 직원을 맡아서 오디션이 진행되던 중...


김보연 배우가 대사 실수를 하고 만다. 

그녀는 팔로 X자를 그리며 커트싸인을 보낸다.


이 때,


캐스팅 디렉터는 괜찮다는 듯 다시 한 번 시도해 보기를 요구한다. 

[이미지 출처: TVN '할리우드에서 아침을' 방송 캡쳐]


"위에서부터 다시 해봅시다"


그리고 그녀가


영어로 했던 말은 바로...


"Let's take it from the top." 


자막처리가 다소 직역이지만 의미가 크게 벗어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숙어 표현인 <take it from the top>의 정확한 의미는

"to start from the beginning of a scene, song, etc." 


즉, "연기나 노래, 연주 등을 처음부터 시작하다" 이다. 


따라서 해당 장면의 자막은 


"씬 처음 부분부터 다시 해봅시다"


라고 했어야 의미 전달이 더 정확했을 것이다. 




여기서 Bonus 표현!


씬 처음 부터가 아니라 커트된 부분부터 <이어서> 연기를 원했다면?


"Let's take it back to your last line"


이라고 하면 된다^^


*take it back to [something] - [무엇]에서 다시 시작하다





자막 오역으로 영어공부하기

↓↓

2017/01/15 - [통번역이야기] - [방송번역] 나 혼자 산다 - 다니엘 헤니편


Posted by Tea-ch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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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vs. 인공지능 대결 2탄


바둑에 이어 이번엔 번역이다. 

인류 최초의 인공지능과의 대결로 화제를 모았던 지난 바둑대결에서는 알파고의 승리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번 번역대결의 승자는 대다수의 예상대로 인간이었다. 대결방식과 공정성에 대해 아직도 적지않은 뒷말이 나오고 있지만 번역 결과물만을 비교해보면 아직까진 인간이 훨씬 우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것이다. 


비지니스 전문 번역 회사 [시스트란]의 영한 번역물

[이미지 출처: 매일경제 동영상뉴스 캡쳐]


네이버 번역서비스 [파파고]의 영한 번역물


[구글번역기]의 영한 번역물


[전문번역가]의 영한 번역물


여기서 각 대결 상대의 실력을 보여줄 핵심 표현은 바로 took back its crown from Googlehad a little help 이 두 가지 표현이 아닌가 싶다. 


took back its crown from Google

직역을 하면 [구글에게서 왕관을 다시 가져왔다]인데 그런 점에 있어 시스트란구글은 정확성이 꽤 높다고 볼 수 있다. 파파고 [구글에...우승했다]라고 함으로써 표현의 직접적인 뜻은 잘 전달하는듯 했으나 전체적인 문장구조와 어순에서 앞에 두 번역물보다 퀄리티는 훨씬 뒤쳐졌다고 볼 수 있다. 

전문번역가의 결과물을 보면 [구글을 제치고...다시 등극했다]라고 의역함으로써 정확한 의미전달은 물론 문맥의 흐름이 매우 자연스러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had a little help

3개의 인공지능 번역기 모두 [약간의/작은 도움을 받았다] 라는 직역을 선택했다. 상대적으로 첫 번째 표현에 비해 의역의 필요성이 현저히 낮지만 전문번역가의 [한몫했다]라는 동사 선택이 기계에 견줄 수 없는 수준높은 번역물을 나오게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인공지능 번역의 시대는 과연 올것인가?

상대적으로 빅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구글이 인공지능 번역서비스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듯이 향후 비유적인 표현이나 맥락, 그리고 동음이의어 등의 데이터량이 더 확보되면 지금보다는 훨씬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번역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번역의 목적이다.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의미전달을 하는 것이 번역의 목적이라면, 이 목적을 가장 정확히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과연 언어적 '데이터' 보유량일까?

언어를 언어 자체만으로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그 나라의 문화, 관습, 언어사용의 시대적 동향, 언어적 습관 등 고려해야할 부분들이 생각보다 꽤 많은것 같다. 한 예로 '데이트 코스'라는 한국식 영어표현이나, 직접적인 표현을 지양하는 한국식 문화, 줄임말, 인터넷 용어, 또는 '흙수저' 같은 신조어 들은 인공지능이 과연 어떻게 인식하고 문맥에 맞게 번역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연 이 모든 요인들을 데이터화하여 완벽한 인공지능 번역의 시대가 올 수 있을지 한 번 기대해 볼 만하다. 



Posted by Tea-ch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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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티비를 자주 보는건 아니지만 간혹 외국인 출연 예능이나 인터뷰 등은 웬만하면 찾아보는 편이다직업상 통역이나 자막이 어떤식으로 진행되었는지 학습할  있는 좋은 자료라 판단해서인데 유투브에서 개인이 올린 자료에 비해 정확도가 높을 거라 믿었지만 생각보다 오역이 종종 있어서 아쉬운적이 더러 있다


어제가 바로 그런   하나


나 혼자 산다에 다니엘 헤니가 나왔다길래 ^0^ 냉큼 확인을 해봤는데...정신없이 눈요기를 하고 있을  즈음... 순식간에 지나간 오역이 똬악!!


[2016/12/23 MBC 나 혼자 산다 187회 방송 캡쳐]


여기서 자막은 [내가 갈?] 인데 다니엘 헤니가 말했던 영어 원문은 [Should we have Matt pick it up?] 이다. 


여기서 have Matt pick it up 사역동사causative verb have + someone + 동사 에서나온 표현으로 직역하면 [누구에게 ~ 하게하다] 라는 뜻이다따라서 다니엘이 했던 말은 [맷보고 (김치찌개) 픽업하라고 할까?] 혹은 [맷 시킬까?] 라고 번역했어야 했다




have + someone동사 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면..


여기서 동사 항상 기본형base form 써야한다


일반적으로 비슷한 표현인 tell + someone + to 동사 표현은 명령조가 강하기 때문에 한층 부드러운  표현인 have + someone + 동사 표현을 쓰는 것이 어감이  자연스럽다



Examples: 


I'll have my assistant send you the document by this afternoon.

-제 비서에게 오후까지 서류 보내놓으라고 하겠습니다. 


Please have him call me back ASAP. 

-가능한 빨리 전화해 달라고 (그에게) 전해주세요


I told you to clean your room.

-방 좀 치우라고 말했잖니.


[이미지 출처: momooze.com]






Posted by Tea-ch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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